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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자영업, 근로자/프랜차이즈

조심해야 할 프랜차이즈 본사(7)

by §‡Åβ§╈ 2023.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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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을 운영하기 전에 가맹 본부로 듣는 말들 중 메뉴가 동일하더라도 각 가맹점 별 위치와 상권에 따라, 각 가맹점주가 판매 금액을 다르게 정하여도 무방하다고 이야기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에 관하여 적어보고자 합니다.

 

각 상권이나 입점 위치의 상황에 맞게 금액을 정하시면 됩니다.

아마 어디까지나 제가 알고 있는 선에서는 이렇게 제품에 대한 판매 금액을 가맹점 별로 상이하게 운영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부득이한 이유로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판매 금액을 일부 조정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겠으나 해당 가맹점주가 판매 금액을 자신의 매장이 입점해 있는 위치나 상권 등에 따라 스스로 결정하는 경우는 더더욱 그럴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모든 프랜차이즈 관련 브랜드들을 전수조사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정책들을 아는 것은 더욱 그러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드물 것이라 예측만 할 뿐 정확히 어느 정도의 사례가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이유는 실제로 있는 사례이며 제가 직접 경험한 경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상당히 문제가 있는 발상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경험한 사례의 구체적인 상황을 이야기해 보고 그에 따라 어떤 문제들이 실제로 발생하였는지, 원인과 어떠한 것들이 있을지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가겠습니다.

 

한 디저트 카페 브랜드 이야기

크로와상 생지를 와플파이 형식으로 구워내는 크로플이라는 메뉴의 디저트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카페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이 브랜드를 론칭한 가맹 본부는 원래 동남아 음식 관련 브랜드로 가맹사업을 하였으며 크로플이라는 메뉴가 인기가 있자 몇몇 관련 브랜드들을 벤치마킹하여 급하게 브랜드를 론칭하였습니다. 게다가 비슷한 타 브랜드들에 비해 비싼 창업 비용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가맹 사업을 진행하던 브랜드의 인지도가 지역사회 내에서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브랜드 론칭 초반, 다수의 가맹점을 개설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급하게 브랜드 론칭하다 보니 충분한 시장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판매하는 메뉴들에 대한 분석이 정확하고 세부적으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가맹점들의 업무 프로세스가 실제 현장과 맞지 않거나 운영에 있어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나게 되었으며 본사는 가맹점으로부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을 요청하는 강한 압박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중 대표적으로 메뉴들에 대한 판매 가격을 변경할 수 없냐는 문의가 각 가맹점들로부터 쏟아졌습니다. 이에 가맹 본사에서는 그러한 가맹점의 강한 요청에 대한 대안으로 가격 변동이 있을 때마다 본사와 그 내용을 공유한다는 조건으로 이를 허락해 주었습니다. 아울러 각 가맹점 별로 상권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메뉴들을 상권별로 다른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으며 가맹점주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해 준다는 말로 포장을 하였습니다.

 

기본을 무시한 대가

이에 각 가맹점들은 자체적으로 메뉴들의 판매가격을 바꾸어 영업을 하였습니다. 그에 따른 결과는 즉시적으로 발생하였습니다. 고객들은 다양한 SNS 매체를 통하여 이와 관련한 의문들을 제시하였고 같은 메뉴를 다른 상대적으로 비싸게 구매하였다는 분노에 섞인 불만들도 나타났습니다. 지역별로 상권이 구분되어 있고 어느 정도의 물리적인 거리도 존재하였으나 실제로 고객들은 스마트 폰을 통하여 브랜드와 메뉴들을 접하고 있었고 방문 및 구매의사를 결정하고 있었습니다. 본사는 물론 각 가맹점들도 이것과 관련된 컴플레인들을 계속하여 받고 있었으며 본사가 이야기한 가맹점 별 상권 특성에 따른 판매 금액의 유동성은 고객들에게는 전혀 와닿지도 않았으며 그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도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에 본사에서는 급하게 판매 금액에 대한 표준화를 시도하였으나 각 가맹점은 현재 자신들이 판매하고 있는 가격으로 표준화하기를 원하였고 오히려 가맹점과 본사 간의 갈등도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시간은 지체되어 갔고 가맹점들의 급격한 매출하락이 나타났습니다. 해당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나빠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후에 가맹점주들을 하나하나 방문하여 설득에 설득을 반복한 결과 동일한 판매 가격을 적용하였으나 고객들의 인식을 다시 바꾸기는 쉽지 않았으며 추가적인 가맹점 계약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가맹점의 확장이 이루어지지 않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사라진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일 것입니다. 이렇듯 본사의 경솔하고 잘못된 선택 하나로 인하여 가맹 본부 자신과 가맹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야기하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첫 단추부터 

프랜차이즈는 표준화가 굉장히 중요한 개념입니다. 같은 상표나 상호를 쓰는 브랜드는 판매 상품부터 서비스, 인테리어 등 다양한 콘셉트들을 동일하게 유지함으로써 공동의 시너지를 최대화하는데 필요한 것이 표준화인 것입니다. 표준화는 서비스, 레시피, 업무 프로세스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됩니다. 가격 표준화도 그중 하나입니다. 결국 위 사례는 가격 표준화를 무시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가격 표준화를 무시하게 된 이유가 각 가맹점의 잘못된 판단과 이기심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실제적인 원인은 급하게 브랜드를 론칭한 가맹 본부에게 있습니다. 가맹점은 당연히 자신들의 이윤 창출을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는 목적도 그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책임도 가맹점에게 물을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분석하고 조정하여 가맹점이 그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맹 본부의 역할입니다. 따라서 가맹 본부는 보다 광의적인 시점으로 고객만족, 이윤, 이것 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다양한 결괏값을 고려하여 표준화된 판매 가격을 만들어 내고 이를 적용하게끔 하여야 했습니다. 본사가 말한 것처럼 상권 맞춤형 가격은 이런 식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며 점주에 대한 자율성 보장은 허용할 경우와 허용하지 않아야 할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후자가 될 것입니다.

 

결국 모든 문제는 특정 아이템의 인기에 편승하여 가맹사업을 확장하고자 급하게 브랜드를 론칭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브랜드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가맹사업을 위해 하나의 브랜드를 개발함에 있어 미래의 가맹점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오랜 시간 동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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