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가맹점 운영을 계획하고자 프랜차이즈 본사를 방문할 경우 본사가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몇 가지 내용 중 "저희는 다양한 브랜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본사에 관해 지난 글에 이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저희는 다양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자신들이 다양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고 이 브랜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맹 상담 또는 가맹점 모집 영업을 할 경우에 이러한 점들을 강조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지역 사회 내에서 상당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으며 외식업 분야에서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외식업 내에서도 다양한 종목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이러한 것들을 조합하여 특정 가맹 브랜드 가맹점에도 시장 대응력에 관한 보다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이야기하자면 베트남 음식점 가맹점의 신메뉴 개발과 관련하여 "우리는 커피 전문점, 손질 과일 판매점, 브런치 카페, 반찬 가게 등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하기에 이러한 현장에서 나오는 다양한 요소들을 조합하고 다듬어 베트남 음식점 브랜드의 신메뉴 개발에 있어 다른 경쟁 업체보다 더 잘 해낼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언뜻 듣기에는 매우 그럴듯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말이 합리적으로 명확한 인과관계가 성립되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보입니다. 저의 판단에는 그저 상황에 맞춘 말장난 정도로 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굳이 이런 식으로 포장하여 가맹점 모집 영업을 위해 예비 창업자를 현혹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괘씸하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그렇다면 다양한 브랜드가 있다고 말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실제에 관하여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적인 상황
물론 시장 내에서 경쟁력 있는 다양한 브랜드를 론칭하고 이에 관한 가맹사업을 전개하여 예비 창업자들의 다양한 니즈(needs)를 충족시키고자 사업을 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말만 들어도 알만한 큰 규모의 매이저급 프랜차이즈 본사가 아닌 이상 이러한 말들을 하는 가맹 본부에 대해서 조금은 주의를 기울여 잘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 글에서도 잠깐 언급하였던 적이 있습니다만 프랜차이즈 본사는 첫 번째 브랜드가 성공하여 시장 내에서 자리 잡고 충분한 가맹점 수가 확보되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때 두 번째 브랜드를 론칭하여 사업을 확장하게 됩니다.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관한 활발한 가맹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가맹 본사 중에는 실제로는 특출 나게 경쟁력이 있어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한 브랜드가 하나도 없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유형
A라는 브랜드로 가맹사업을 시작하였으나 성과가 좋지 않았고 이에, 해당 브랜드와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건너뛰고 대표자 또는 특정 내부자의 감각에 의존하거나 수박 겉핥기식의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상표와 약간의 메뉴 변화를 통하여 비슷한 골격의 B라는 브랜드를 급하게 론칭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면 브랜드가 다르더라도 메뉴들의 속성은 비슷하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주재료들이 호환됩니다. 따라서 가맹본부 입장에서 당장에 거래하던 다양한 발주처에 MOQ(최소 발주 수량)을 맞출 수 있고 내부적으로도 큰 틀의 업무변화나 추가적인 전문인력 채용 없이 비슷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맹점의 입장은 전혀 다릅니다. A가맹점 입장에서는 시장 내에 B라는 경쟁 브랜드가 하나 더 나타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거기다 콘셉트나 메뉴의 속성, 주요 재료들 까지 유사하지요.
두 번째 유형
또 다른 경우는 첫 번째 브랜드가 경쟁력이 없어 가맹 사업의 성과가 미진할 때 작은 규모의 다른 종목 가맹 브랜드를 론칭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보통 기존 브랜드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뿌리기 식의 가맹 사업을 전개하여 보다 쉽고 빠르게 점포수를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기존 브랜드 가맹점에 숍 인 숍(shop in shop) 형태로 추가 입점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그때그때 유행하는 종목의 다양한 브랜드들을 조합하여 급하게 론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듯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이 가맹 본부 입장에서 좋지 않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급하게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한 시장조사와 연구, 시장성 검증에 대한 과정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 결과 시장 내에서 유사한 경쟁 업체나 타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르는 결과
위와 같은 이유와 배경들로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대부분 프랜차이즈 본사의 궁여지책으로 급하게 개발하고 론칭한 경우가 많으므로 시장 내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브랜드 자체가 어설프게 됩니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개선할 점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죠. 또한 가맹 본부의 업무나 에너지가 여러 가지 브랜드에 분산되어 가맹점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나 슈퍼바이징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특정 브랜드만의 강점이나 정체성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같은 본사가 운영하고 있는 다른 브랜드와 공유하게 되며 결국 브랜드는 시장 경쟁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렇듯 본사가 자랑처럼 이야기하는 내용들이 실제적으로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고 상당히 심각한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경우가 다 그렇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경우도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한다고 이야기하는 가맹 본부에 대해 판단할 때 주력 브랜드의 가맹점이 수가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고 시장 내에서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는지를 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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