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을 하면서 장사에 관한 눈이 트이고 나아가 더 큰 사업체로서의 확장을 통해 장사에서 사업으로의 전환을 도모하고자 하는 사장님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마음만 먹는다고 손바닥 뒤집듯이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고 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가맹 본부를 만들고자 할 때 너무나도 쉽게 놓치고 많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내용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로서의 경영 계획이나 전문화된 시스템, 가맹점 지원 등과 같은 기술적인 내용이 아니라 하나의 조직으로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조직문화, 조직화에 관한 가장 기본적인 밑바탕을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조직 정체성 확립
생각보다 많은 회사들이 이윤 창출을 위한 정해진 업무를 중심으로 과업에만 집중하고 있지 조직 정체성이 정립되지 않거나 형식으로 만들어 놓은 내용은 있으나 그 구성원들이 이를 전혀 모르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직 정체성은 상상 이상으로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조직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여러 가지 직면하는 위기를 극복하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반대로 조직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고 구성원들이 이것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면 조직은 다양한 형태의 내외부적인 제동으로 인하여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와해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 정체성이 잘 정립되어 있고 이를 구성원 모두가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회사의 경우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헌신도, 업무에 대한 몰입도와 만족도가 높아져 스스로 회사가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또한 성과를 위하여 다른 직원들과 협력하는 데 있어 더욱 높은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킵니다. 또한 회사가 추구하는 핵심가치에 맞는 행동을 기대할 수가 있습니다. 결국 효율이 떨어지는 강력한 규율이나 상벌제도를 통하지 않더라도 회사를 구성하는 직원들이 회사의 목적과 목표에 몰입하여 스스로 움직이고 강하게 연대하여 지속적으로 회사의 발전과 사업의 확장을 위한 에너지를 공급하게 됩니다. 이는 영리 혹은 비영리의 구분을 떠나 어떤 회사던지 존재의 이유가 있는 조직에게 모두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다양한 분야와 형태가 다른 업무들이 종합적으로 한데 섞여 하나의 바퀴처럼 구르는 프랜차이즈 회사의 경우에도 예외가 될 수 없는 내용입니다.
미션과 비전(mission & vision)
미션과 비전은 회사 전체의 공동 목표이자 방향성을 가리키는 말로써 하나의 문구로서 표현됩니다. 이것이 존재하지 않으면 올바른 방향의 조직 문화가 형성되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업무에 대한 구체화가 실현되기가 어려우며 실무적으로는 투입 에너지 대비 만족스러운 결과를 산출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다시 말해 정확한 목표를 보고 일직선으로 나아가지 않고 마치 지그재그로 간다던지 돌아가게 되어 도착하는 시간이 엄청나게 지연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직원들 개개인의 목표가 설정되지 않아 직원들의 번아웃과 구성원들의 교체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통하여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장기적인 유지를 기대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따라서 명확한 미션과 비전이 존재하고 직원들 역시 이를 잘 이해하고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에 따라 직원들 스스로 회사의 목적을 위하여 그 안에서 그들이 세부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하게 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미션은 조직의 존재이유 또는 정체성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 또는 "우리 회사가 왜 만들어졌는가?" 등의 질문에 대한 대답에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션은 기술문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좋으며 선언적 표현으로 간결하고 기억하기가 쉬워야 할 것입니다. 또한 경쟁사와 구부 되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만들어져야 우리 회사만의 정체성을 담을 수 있습니다. 비전은 회사의 목적을 달성하였을 때 그 회사의 모습이나 회사의 미래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나중에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어떤 회사가 되고자 하는가?", "우리 회사는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가?" 등이 비전을 찾는 질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로 중장기 목표가 될 수 있으며 미션과 마찬가지로 기술문의 선언적 표현으로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핵심가치, 핵심전략
핵심가치는 회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회사의 원칙과 신념,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 양식 등을 의미하고 표현하는 내용입니다. "우리 회사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 회사는 어떻게 일하는가?", "어떠한 것을 판단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가?" 등에 대한 질문을 통하여 핵심가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핵심가치는 불변하는 기준이 되어야 회사의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일종의 도덕적 인간성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사업이나 효율성이 있는 전략이라고 하여도 핵심가치에 위배된다면 실행하지 않을 정도로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야 합니다. 미션과 비전을 연결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으며 명료한 단어로 표현된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디즈니의 '상상력, 창의성, 재미' 나 유한양행처럼 '도전과 창의, 신뢰와 배려, 책임과 공헌' 등으로 표현됩니다. 다음으로 핵심전략은 미션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적인 방법입니다. 이는 핵심가치와 달리 회사가 처한 환경이나 국제정세, 시장상황 등 여러 가지 변화에 따라 상시적으로 새롭게 수립됩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 회사의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방법과 무기를 사용할 것인가?" 등이 핵심전략을 찾기 위한 질문이 될 수 있겠습니다. 우리 회사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S.W.A.T 분석과 유사한 개념으로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삼성의 '창조경영, 파트너십 경영, 인재경영'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 등이 핵심전략입니다.
기간별 계획
기간별 계획으로는 장기계획, 중기계획, 단기계획이 있습니다. 장기계획은 미션과 비전을 위해 핵심가치와 핵심전략을 활용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고자 하는 계획입니다. 보통 3년에서 5년 기간의 사업 달성 계획을 말하며 이는 진부하지 않은 실현가능한 현실적인 계획이 되어야 합니다. 중기, 단기 계획을 수립할 때 이것이 실제로 반영돼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를 예로 들자면 "3년 내에 가맹점 100호점을 달성하겠다." 또는 "2027년 내에 연매출 300억을 달성하겠다." 등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중기계획은 장기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연도별 계획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당해 연도의 사업 달성 계획이며 매우 구체적인 계획입니다. 또한 직접적인 평가가 가능하여야 하며 구체적으로 예산이 편성되는 계획입니다. 신규 매장 10개 개설, 신규 브랜드 3개 론칭 등이 있습니다. 끝으로 단기계획은 중기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세부 단위 사업 계획으로 구체적인 계획서, 제안서 등으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매월 또는 분기별, 반기별로 수립됩니다. 즉시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매우 구체적인 계획입니다. 직접적인 평가와 즉각적인 집행이 가능하여야 합니다. 주로 당면한 과제이기 때문에 계획 수립과 동시에 사업이 진행됩니다.
저의 경험상 아무리 좋은 아이템과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과정들을 통하여 조직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회사는 알게 모르게 퇴보에 퇴보를 거듭하여 머지않아 주저앉게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쉽게 드러나지 않는 성격의 개념이기 때문에 대부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실 있는 사업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내용들을 놓치지 않고 잘 만들어 놓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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